네덜란드 시총 1위 기업, ASML이 우리나라에 투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합니다. ASML은 2024년까지 약 2400억 원을 투자해 EUV 장비 트레이닝 센터와 재제조센터 등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ASML은 재제조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품의 국내 수급 비중을 10%에서 50%까지 늘리기로 했다는데, 네덜란드 시총 1위 기업인 ASML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01. ASML 기업

 

피터-베닝크-ASML-CEO가-경기도-화성-뉴-캠퍼스의-청사진에-대해-설명하고-있는-모습

 

ASML은 반도체 생산의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만에서 5개의 공장을 운영하면서 약 4,500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날로 격해지는 세계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ASML은 '슈퍼 갑'으로 불립니다. 보통 상황에선 장비를 주문하고 돈을 쓰는 쪽이 갑, 주문을 따내 만들어주는 쪽이 을이지만 ASML엔 이런 일반론이 통하지 않습니다.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1·2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돈보따리를 들고 찾아가도 이 회사가 전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원하는 대로 살 수 없습니다. 올해 3 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앞둔 TSMC와 삼성전자의 승부는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이 EUV 노광 시스템을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가져갈 것인지에 따라 갈릴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ASML이 화성에 EUV 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재제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공급망도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02. 제재조센터란 무엇인가?

 

재제조시설은 ASML 장비를 유지하거나 보수하기 위한 마치 AS센터 개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국내 부품을 통해 반도체 제조가 가진 ASML 장비를 항상 최신으로 유지토록 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도와주는 시설입니다.

 

국내에 이런 재제조 시설이 있으면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지금 EUV 장비를 수십 대 정도 가지고 있는데, 유지 보수가 필요한 경우 해외에 있는 시설로 보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더 원활하게 반도체 생산을 할 수 있게 됩니다.

 

ASML은 이와 더불어 R&D센터와 고객사 직원 교육에 필요한 트레이닝 센터, 견학시설인 체험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ASML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최첨단 EUV 등은 주로 유럽에서 생산을 합니다.

 

 

03. 대만에 추가 투자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대만에 300억 대만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중앙통신 등 대만 언론들이 11월 17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ASML의 대만 투자액 중 최대 규모이며 내년 7월부터 북부 신베이에 공장을 짓고 약 2,000명의 직원을 채용하는데 쓰입니다. 프레데리크 슈나이더마우노우리 ASML 최고 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은 11월 15일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ASML이 밝힌 한국 투자액보다 무려 5배가량이 많은 것입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1년 11월 경기도 화성시 ASML 한국지사를 찾아 "2025년까지 동탄에 2400억 원을 투자하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경기도는 ASML이 해외 지사에 투자하는 금액 중 가장 많은 액수라고 설명했습니다.

 

ASML의 투자 소식은 선룽진 대만 부행정원장(부총리)의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알려졌습니다. 차이 총통과 슈나이더마우노우리 부사장의 회담 직후 선 부행정원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ASML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매우 바람직하며 대만 정부 또한 ASML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우경 ASML 코리아 대표는 "ASML이 해외 지사에 처음으로 직접 투자하는 사례"라며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직원과 고객사를 위한 최첨단 장비 심화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신규 캠퍼스 설립을 토대로 ASML은 국내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ASML 코리아는 1,4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지금보다 약 2배 조직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반도체 장비 시장은 미국·네덜란드·일본이 꽉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EUV 노광장비 재제조센터를 지으면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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