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의 전환에 대한 의지를 서서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준비와 계획 없이는 새로운 시스템의 정착이 힘들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럼 위드 코로나의 뜻이 무엇인지, 우리 정부는 언제 시행하며 전문가들의 의견, 그리고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떠한지 살펴보겠습니다.
01. 위드 코로나 뜻
위드 코로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돌파 감염 등으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대두되고 있는 개념입니다.
코로나 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할 게 아니라,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 등을 도입해 감염병과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을 뿐 정확한 개념 정의부터 시행 시기·방법·목표·전략 등 구체화된 것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02. 9월 말 ~ 10월 초 '위드 코로나' 시대 논의 진행 예상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확진자 중심 방역 정책의 한계가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만큼, 추가 피해를 줄이고 위드 코로라 시대로의 정착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논의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결국, 위드 코로나가 말뿐인 허상이 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방역체계를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결됩니다.
정부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전 국민 백신 접종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확산세로 기존 방역 체계만으로는 일상 회복이 힘들다는 판단하에 위드 코로나를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석 전까지 70%의 국민이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를 달성하는 9월 말 ~ 10월 초부터 위드 코로나 준비 작업 및 검토작업 등이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정 청장은 이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10월 이후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어떻게 보완·개편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도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를 준비 중이지만 시기는 정해진 바 없으며 9월 말이나 10월 초에 검토가 가능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03. 전문가들의 '위드 코로나' 의견은...?
이전부터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 필요성을 제기해왔습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16일 대한의학회지(JKMS) 제36권 32호에 게재한 'A Long Way to the Recovery: COVID-19 Will Not Disappear'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의 위협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위드 코로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 역학조사, 진단 검사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이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상당한 사회 경제적 손실 때문에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델타 변이체의 감염 수는 백신 접종만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몇 세대 동안 생존하고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방역 예방조치 완화를 성급히 제안했다가 취소하고 기존 조치를 2주 연장하는 현 상황은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며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코로나19와 함께 살기 위해 앞으로 시행할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가 접종 외에도 코로나19와 상생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시스템과 자원을 올 하반기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5월 3일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처가 23개국 119명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토착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코로나19는 토착화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게 될 것이고, 결국 독감기처럼 매년 코로나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위드 코로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오 위원장이 제시한 네이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과학자 119명 중 89%가 토착화 가능성에 대해 '그렇다'라고 답했고, 반대로 '근절 가능하다'라고 답한 비율은 39%에 불과했습니다.
04.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있는 영국의 상황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성인의 88%가 백신 1회 차를 접종하고 77%가 접종을 완료한 영국은 지난달 19일,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해제했지만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24일 기준 영국은 3만 838명의 신규 확진자와 174명의 사망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일주일간의 신규 확진자 수는 그 전주에 비해 13.5% 증가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11일에서 15일, '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콘월 지역에서 5만 명이 참여하는 음악축제인 '보드 마스터스'를 강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집단감염으로 인해 약 5천여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콘월 시의회 측은 이를 두고 예상했던 결과라며 사례가 심각하지 않고 축제를 통해 오히려 이득을 얻었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영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망자 수치는 정점을 찍었던 하루 1천 명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05. 위드 코로나 이스라엘, 신규 확진자 1만 명 육박, 누적 100만 명
델타 변이 중심의 코로나19 4차 유행에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대응해온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선에 육박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4일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전날 하루 9천821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코로나19 3차 유행의 정점이던 1월 18일의 역대 최다치(1만 118명)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또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누적 확진자 수도 100만 5천511명으로 100만 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은 6.63%입니다.
이스라엘의 전체 인구(약 930만 명) 대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63%(591만 여 명), 2차 접종률은 58%(545만 여 명)를 웃돌며, 감염 후 회복자는 약 92만 명입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국민 경제활동 보장 등을 이유로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이어왔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계속 감염 지표가 악화할 경우 봉쇄 등 조치를 피하기 어렵다는 뜻을 펴왔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거리두기를 쉽게 완화했다가 그나마 어렵게 유지해 온 방역 체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지만 자영업자와 의료인력 등 특정 계층의 희생이 바탕이 된 거리두기를 무작적 연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안정적인 백신 확보, 위드 코로나의 전략을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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