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의 청해부대 장병 301명 중 270명(89.7%)이 확진이 돼 공중급유기까지 동반된 전용기를 통해 어제(20일) 오후 5시 30분쯤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으로 귀국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전투 피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임무를 멈추고 전원 귀국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럼 왜 예방하지 못했는지,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 감염 원인과 백신 미접종 논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01. 청해부대란?
청해부대는 해군이 처음으로 해외에 파병한 전투함으로, 2009년 3월 처음 창설되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아덴만은 우리나라 수출입 물량의 20%가 지나는 중요한 바닷길인데, 2008년 이후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이 늘어 청해부대가 파병되었다고 합니다. 해군 특전단에서 선발된 30명의 검색요원과 항공대, 해병대, 의무요원 등으로 구성된 300명의 장병들로 구성됩니다.
02. 청해부대 코로나 원인, 감염 경로
외부 접촉이 없는 바다에 떠 있는 배인데도 불구하고 장병과 통역장교 등 301명 중 247명에서 23명이 더해진 270명이 확진되어 약 90%의 집단 감염이 이루어진 이루어졌습니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은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3박 4일간 물이나 음식 등을 실으려고 잠시 들렀던 아프리카의 한 항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최초 감기 증상자 1명이 발생하였고 5일까지 18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9일에는 78명으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11일에는 감기 증상자 105명까지 불어났음에도 합참은 10일까지 감기 증상자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12일에서야 청해부대가 문서로 보고하면서 알게 됐다고 합니다.
문무대왕함 장병은 출항 전 2주간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1~2월 PCR 검사를 두 차례 실시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었습니다. 2월에 바다로 나간 뒤 3월 청해부대 33진(최영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아덴만 해역에서 '코로나19 청정구역'을 유지했던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은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6월에 현지 항구에 9회에 걸쳐 입항하며 머무른 이후 감기 증세 환자가 나온 것입니다. 아무도 백신을 안 맞았고 배가 꽉 막힌 채 꼭 붙어서 생활하는 환경이다 보니 금방 퍼졌을 확률이 높았던 것입니다.
한편, 청해부대 34진뿐만 아니라 35진 충무공이순신함(4천400t급) 장병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백신을 맞지 않은 승조원이 5명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이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에 백신 미접종자를 태운 것이 올바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총 300명의 승조원 중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백신을 두 차례 맞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UDT(해군 특수전단) 병력 일부가 문무대왕함 밑으로 잠수한 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갔기 때문에 외부 접촉으로 간주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03. 군인 백신
군인은 모두 백신 맞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청해부대는 아니었습니다. 출항 전·후에 백신 접종했으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군과 질병관리청은 "청해부대가 출항하던 2월에는 군인이 우선접종 대상이 아니었고, 백신을 청해부대가 위치해 있는 먼바다로 비행기를 통해 백신을 보내게 되었을 때, 이상 반응이 생기면 급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안 맞혔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 내렸던 사람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하긴 했지만, 선별 진료소에서 하는 피시알(PCR) 검사가 아니라 신속 항체검사 키트로 진행했습니다. 항체는 감염된 뒤 2주 정도 지나야 생기는 것으로, 신속 항체검사 키트로는 초기 감염을 감별해낼 수가 없을뿐더러 아무래도 성능이 떨어지다 보니 키트 검사에선 모두 음성으로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장은 신속 항체검사 시행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현지 우기로 인한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 등을 이유로 첫 보고 때 코로나19 가능성은 적다고 알려왔다"라고 전했습니다.
군이 코로나19 감염을 빠르게 확인하는 신속항원검사와 신속 항체검사의 차이를 몰랐던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일 법한 대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은 안이한 대처에 대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사과했지만, K-방역으로 불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04. 유전자? 특정 단백질? 어떤 것을 검사할 것이냐?
코로나19 검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유전자를 검사할 것이냐, 아니면 특정 단백질을 검사할 것이냐. 가장 흔한 검사는 유전자를 검사하는 PCR 검사입니다.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아주 소량의 바이러스가 있어도 진단이 가능하며 정확도 또한 99%에 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신속항원검사는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을 검사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체내에 바이러스의 양이 충분히 많지 않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여, PCR 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PCR 검사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시간이 걸리는 한편, 신속항원 검사는 검사 이름에 '신속'이 붙은 것처럼 15분 내외로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검사 방식 모두 여러분이 맡았던 검사처럼 콧속 깊숙이 면봉을 찔러 넣어 채취합니다.
05. 다른 곳에 파병된 부대는?
현재 해외파병 부대는 UAE 아크부대·남수단 한빛부대·레바논 동명부대 총 3곳이 더 있습니다. 이들은 다행히 대부분 출국 전에 접종하거나, 현지 나라·국제연합(UN)의 협조를 받아 접종을 마친 상태입니다. 청해부대는 UN 소속도 아니고, 바다에 떠 있어 머무는 나라도 없다 보니 백신 협조를 받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의 힘 강대식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청해부대)에 따르면 UN이나 청해부대가 소속된 연합해군사령부에 요청했다면 접종이 가능했을 거라고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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