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의 악연, 쿠르드족은 어떤 민족인가?

지난 11월 13일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시민 6명이 목숨을 잃고 87명이 다쳤습니다. 이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게 '쿠르드 무장단체'로 밝혀져 튀르키예는 지난 11월 22일 이스탄불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내 쿠르드족 민병대 기지에 공습을 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테러와 보복이 왜 이루어졌는지, 쿠르드족은 어떤 민족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01. 쿠르드족에 대하여

 

쿠르드족-인구분포도

 

쿠르드족은 인구가 3,000만 명이 넘지만 국가를 이뤄본 적 없는 민족입니다. 쿠르드족은 메소포타미아 평야와 지금의 터키 남동부, 시리아 북동부, 이라크 북부, 이란의 북서부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남서부 지역에 흩어져 삽니다. 중동 내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입니다.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인 쿠르드족은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자신들의 국가를 세운 적이 없습니다. 세계 최대의 무국적 민족입니다.

 

그들은 끝없이 독립을 추구해왔습니다. 그 꿈은 매번 강대국의 자국 이기주의 때문에 좌절됐습니다. 또한 터키, 이란, 이라크의 방해공작으로 실패했습니다. 쿠르드족은 기원전부터 존재했습니다. 마호메트가 이슬람교를 창시한 이후 무슬림이 되었습니다. 종파는 수니파 계열입니다.

 

 

02. 튀르키예와 쿠르드족과의 악연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의 18%를 차지하지만, 둘은 질긴 악연입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줄곧 이들을 탄압해왔는데 한때는 아예 쿠르드어를 금지했을 정도였습니다. 줄곧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중세 시대 쿠르드족은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의 전신)의 지배하에서 "공국의 지위를 누리며 영화로운 시대"를 누렸습니다.

 

악연이 시작된 건 100년 전쯤입니다. 제1차 대전이 터지고 오스만 제국이 패배하며 쿠르드족 역시 격동에 휘말리게 된 겁니다. 때마침 민족주의가 스며들어 독립국의 꿈은 커졌는데, 승전국 영국과 프랑스가 입맛에 맞게 중동 땅을 마음대로 분할해 버렸습니다. 독립은커녕 이라크·시리아 등으로 더욱 갈가리 찢기게 됩니다. 잠시 아라라트 공화국(1927-30)을 세우긴 했지만 튀르키예의 공격으로 짧은 꿈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필, 튀르키예는 열강 틈에서 어떻게든 강한 민족적 통일성을 지닌 나라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쿠르드족이 거슬려, 갖은 탄압 정책이 동원됐고 '인종 청소'라 할만한 일들도 여러 번 자행됩니다. 그야말로 '피로 점철된 역사'였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있는 겁니다.

 

 

03. 악연의 결과, 이스탄불 폭탄 테러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13일에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 있는 아스티크랄 애비뉴(Istiklal Avenue)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6명이 목숨을 잃고 87명이 다쳤는데요, 이스티크랄 애비뉴는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로 주요 대사관과 호텔, 상점 등이 모여있는 관광명소입니다.

 

튀르키예 경찰은 현장에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인 여성 용의자 아할람 알바셔(Ahlam Albashir)를 포함해 4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초동 수사 결과 이 여성이 시리아 쿠르드족 무장세력에게서 훈련을 받았으며,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 지역을 통해 터키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04. 이스탄불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

 

튀르키예 국방부는 지난 11월 20일 성명을 내어 전투기와 무인기가 출격해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스탄 노동자당'(PKK)과 '시리아수호부대'(YPG) 기지를 공격했다며 폭격 지역은 '우리나라를 공격한 테러리스트의 기지로 사용된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공습이 지난 11월 13일 이스탄불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6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다친 사건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당시 테러 직후 튀르키예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스탄 노동자당과 시리아수호부대를 꼽았으나, 이들 조직은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은 이번 공습을 위해 F-16 전투기가 튀르키예 남부 마라티아와 디야르바키르 공군기지에서 발진했으며 무인기도 바트만에서 출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시리아 북서부 탈 리파트에서 이라크 북동부 칸딜산맥에 이르는 지역에 대한 공습을 통해 공격 목표 89곳을 파괴했고 많은 테러리스트를 죽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공습으로 시리아에서 적어도 14명, 이라크에서 32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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